신해철 죽음을 둘러싼 의혹, 의료과실과... 신해철법 (+의사 실형 선고)

신해철 정면사진과 장례식에 참석한 싸이의 모습

1편에서 상술했던 대로, 가요계 최정상의 위치에서 내려온 후, 후배 가수 양성에 매진하면서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신해철.

하지만 그는 2014년 10월 27일, 갑작스러운 죽음을 전하면서 많은 대중들에게 충격을 줍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과 '암살설'에 재조명하는 한편, 이에 관련된 이들의 근황에 대해서도 재조명했습니다.

신해철 장례식에 참석한 싸이와 윤종신, 이승철 검정 정장입은 사진

2014년 10월 27일, 가수 신해철이 오후 8시 20분경 뇌손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숨진 사실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앞서 신해철은 서울 송파구 소재지의 한 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수 차례 통증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2014년 10월 22일엔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인해 서울 아산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 바 있었습니다.

노래 가사가 적힌 신해철 묘비 사진

이에 당시 의료진 측은 "부어오른 장으로 인해 심장에 압박이 온 것"이라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밝혔지만, 결국 2014년 10월 27일 "신해철이 뇌사에 준하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보도와 함께, "산소 결핍으로 인한 뇌 손상으로 신해철이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이후 2014년 10월 31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신해철의 장례 미사엔, 90년대를 양분했던 가수 서태지를 비롯해 윤도현, 이승철, 싸이, 윤종신, 타블로, 이수 등의 후배 가수들이 추모행렬을 이었으며, 각종 지상파 방송과 라디오 방송 또한 추모 프로그램을 편성해 신해철의 추모에 동참했습니다.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이 밝히는 신해철 죽음이 의료 과실일 수 있다는 방송보도 사진

이 당시 누리꾼들 또한, 각종 음원 차트에 고인이 생전 가장 사랑했던 노래 중 하나인 '민물장어의 꿈'을 1위에 오르게 하면서 추모 행렬에 동참한 바 있기도 합니다.

이후 11월 5일 치뤄진 천주교식 비공개 가족장에선, 슬픈 내용의 노래인 '민물장어의 꿈' 대신 희망찬 노래인 'Here, I Stand For You'를 선곡해 고인을 기렸습니다.

신해철의 진료 기록에 대한 단독 취재 사진

그런데 2014년 11월 3일, 국과수의 부검결과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신해철의 사망 원인이 뇌 산소결핍에 의한 뇌손상이 아닌, 장에 생긴 구멍으로 인한 패혈증일수도 있다는 것.

당시 국과수는 소장에 생긴 구멍을 봉합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 심장 인근에 생긴 구멍과 '깨', 위장 외벽 부위를 봉합한 흔적들을 토대로, 신해철이 장협착 수술 과정에서의 의료 과실로 생긴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동의 없이 수술을 진행했다는 유족 인터뷰 내용

게다가 당시 신해철의 유족 측 또한, "소장에 생긴 구멍 주변엔 복수와 음식물 찌꺼기가 흘러나왔으며, 이로 인해 생긴 염증과 이물질 등이 심장까지 번져있었다"는 아산 병원의 수술 기록까지도 제시했던 상황.

이러한 사실에 누리꾼들은 "신해철이 장 협착 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 소재지의 S 병원이 문제 아니냐"라고 주장하며 '의료 과실설'을 제기하기도 했고, 심지어 몇몇 누리꾼들은 "신해철이 정치적으로 거슬리는 활동을 해서, 특정 정치 세력에게 암살당한 것"이라며 '암살설'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수술직후 신해철이 고통스러워했다고 증언하는 신해철 아내 인터뷰 사진

이에 2014년 11월 4일, 신해철의 장 협착 수술을 진행했던 S병원 측은 "신해철 씨의 심낭에 구멍이 생긴 것은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집도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수술을 받은 아산병원에 확인해봐야 한다"며 "신해철 씨의 장에 생긴 구멍은 그가 며칠간 금식해야 한다는 조건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의료 과실설'을 부인했습니다.

이러한 S병원의 주장에, 아산병원 측은 "응급수술때부터 이물질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의사명허가 정지당하더라도 다시 재교부 가능하다는 업계 인사의 인터뷰

하지만 이러한 양측 병원 간의 분쟁은, 이후 KBS '추척 60분'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S병원의 원장인 의사 A 씨가 차익을 위해 환자 몰래 의료보험 처리를 하고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수술을 진행했다는 사실과,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수술들을 집도했다는 사실 등이 재조명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게다가 해당 방송에서 출연한 신해철의 매니저와 아내 윤 씨는 "(신해철이) 수술 직후 매우 아파했음에도, S병원에서는 간단한 진통제 처방만 하고 보냈습니다. 그는 사망 직전 '숨을 못 쉬겠어'라 말했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며,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결국, 해당 사건으로 뒤집어진 여론에 힘입어, A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입니다.

이후 2018년 5월 내려진 최종 판결에서 그는, "의사인 강 씨는 신해철 씨에게 복막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법원의 판단과 함께 금고 1년의 실형 선고 및 의사면허 임시 취소 처분을 받습니다.

다만, 영구 취소가 없는 의료 면허 특성 상, 이후 A 씨의 의사면허는 재교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신해철 사망 사건'은 이후,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2016년 5월 17일, "의료사고로 인해 사망 또는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을 입은 대상인의 조정신청은 무조건 행해져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률 제14221호, 이른바 '신해철법'이 통과됩니다.

해당 법안은 1989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여러 의사들과 이익단체들의 반대로 인해 여러 차례 무산된 바 있었는데, '신해철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가까스로 통과하게 되면서 그의 이름이 붙게 되었던 것입니다.

신해철법에 대한 방송 보도 자료

한편 '신해철법'은, 이후 그를 의료과실로 사망케 한 의사 A 씨에게 복수를 한 듯한 모양새입니다.

2023년 1월 26일, 서울 중앙지법은 2014년 7월 60대 남성 환자의 심부정맥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다 실수로 혈관을 찢어지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의사 A 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합니다.

앞서 A씨는 '신해철 사망 사건' 뿐만 아니라, 2013년 10월 30대 여성에게 지방흡입술 등을 집도한 뒤 업무상 과실로 흉터를 남긴 혐의와 2015년 11월 위 절제 수술을 한 호주인을 후유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월에 1년 2개월의 금고를 선고받은 바 있었습니다.

의료사고를 3번이나 낸 의사 A씨가 법정 출두하는 모습

즉, A씨가 실형을 받게 된 사실은 '신해철 사망 사건'을 포함해 총 3번이라는 것.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는 면허 취소 대상이 아니라는 현행법상, A 씨의 의사 면허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도 의사 면허를 계속 유지하네", "이제 뭘 믿고 수술받을 수 있겠냐", "이런 의사는 반드시 처벌이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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