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음원차트의 강자로서 군림한 '볼빨간사춘기', '10cm', '잔나비' 등의 인디밴드들이 큰 화제입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과거 인디밴드 시장을 한 순간에 몰락시킨 어떤 사건을 재조명하는 한편, 다시금 인디밴드 시장을 부흥시킨 어떤 그룹에 대해서도 재조명했습니다.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은 인디밴드 열풍에 휩싸였습니다.
'윤도현', '자우림', '체리필터',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의 인디밴드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이는 각종 방송사들이 '숨은 인디밴드 찾기' 에 열을 올리게 하는 동력원으로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갈것만 같았던 인디밴드계는 이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방송사고 중 하나로 일컫어지는 'MBC 생방송 음악캠프 노출 사건'으로 인해 사실상 몰락하고 맙니다.
2005년 7월 30일, MBC '생방송 음악캠프'는 인디밴드를 소개하는 취지의 '이 노래 좋은가요'라는 코너를 만들어 생방송으로 송출했고, 이날 해당 코너엔 음악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은 인디밴드 '럭스'가 무대에 올라 한층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그런데 해당 무대의 클라이맥스 직전, 공연에 흥분한 인디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가 각각 하의를 탈의한 채 무대 위에서 날뛰는 모습을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게다가, 해당 광경이 약 7초간 생방송 전파를 타게 되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해당 장면이 생방송으로 송출된 후,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엔 이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으며, 이 사건을 접한 여러 누리꾼들은 이들에게 일제히 비난의 손길을 보냅니다.
결국 '생방송 음악캠프'는 그대로 종영을 맞이했고, 이후 MBC에는 5분 지연 생방송 제도가 도입되거나 '쇼! 음악중심' 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기는 등의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인디밴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대중들로부터 완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 찍혀버린 인디밴드계는, 이후 2009년까지 지상파의 방송에 출연이 금지되는 추가타까지 맞게 되면서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데 2008년, 암울한 인디밴드계에 '어떤' 그룹이 구세주처럼 등장합니다.
그 그룹은 바로, 인디밴드 '눈뜨고코베인'과 '청년실업'의 멤버로 활동했던 장기하가 결성한 '장기하와 얼굴들'.
특유의 가사와 창법, 기괴한 춤으로 무장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달의 차오른다', '싸구려 커피' 등의 히트곡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고, 이로 인해 당시 젊은 층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특히, 엄청난 수의 열성팬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덕에, 결국 '장교주'라는 별명까지 붙게된 '장기하와 얼굴들'.
이들은 이후 '어떤 사건'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면서, 암울했던 당시 인디밴드계의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2009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버가 '한국대중음악인 네티즌 투표'를 진행합니다.
해당 투표의 남자 아티스트 부문에서 가장 유력한 1위 후보는 바로, 당해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마친 'BIGBANG'의 멤버 '태양'.
실제로, 투표 초기엔 태양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고, 그대로 1위를 차지하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투표 현황이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고, 이는 여러 커뮤니티의 누리꾼들이 장기하의 이름하에 '대동단결' 되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결국, 투표 마지막날에 39455표를 얻으면서, 남자 아티스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장기하와 얼굴들'.
이로 인해 많은 인지도를 얻게 된 장기하는, 이후 2009년 3월 12일에 치러진 제 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노래', '최우수 록 음악',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등 총 3개 부문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달성합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은, 과거 대중들에게 박혀있었던 인디밴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크게 일조했고, 이는 이후 '10cm', '볼빨간사춘기', '멜로망스', '혁오', '잔나비' 등의 인기 인디밴드들의 출연에 큰 일조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후, 5집까지 발매하며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갑니다.
특히, 2012년에 발매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ost '풍문으로 들었소'는 이후 여러 예능에서 패러디되는 등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은 2020년 10월 18일, 공식 SNS를 통해 "곧 발매될 5집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이 될 겁니다" 라며 그룹의 해체 사실을 알립니다.
이후 2018년 12월 31일, '졸업식'을 통해 역사속으로 사라진 '장기하와 얼굴들'.
이에 대해 장기하는, 2020년 11월 18일에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해체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밴드를 10년 동안 하고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쉬고 있다"며 입을 뗀 장기하.
이어 "내가 해체를 제안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하면서 하고 싶었던 것들이, 5집으로 딱 완성됐습니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장기하와 얼굴들이 아닌 조금이라도 나이 어릴 때 자기 이름 걸고 프로젝트를 해야하지 않을까' 라며 설득했다"라며 해체 이유를 밝혔습니다.
해체 이후 4년간, 음악활동은 물론이고 방송에서조차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진 장기하.
그러나 2022년 2월 14일에 싱글 '2022년 2월 22일'을 발표하면서 긴 공백기를 깬 장기하는, 이후 2022년 2월 22일에 첫 솔로앨범인 '공중부양'을 발매하면서 반가운 복귀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편, 장기하는 수 많은 삼촌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사실로도 유명합니다.
2015년, 현재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민 여동생' 아이유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장기하.
2013년에 진행됐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후 2년간 비밀연애를 이어갔지만, 결국 한 언론에 덜미가 붙잡히면서 열애사실을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후 2년간의 공개 연애를 이어 갔던 두 사람은 2017년 1월, 소속사를 통해 결별소식을 알리며 많은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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